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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te.com/view/20140324n01218?mid=n041222일 자살을 기도한 국가정보원 권모 과장(주선양 총영사관 부총영사·4급)은 전날인 21일 검찰의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사와의 격한 언쟁 끝에 “더이상 조사를 받지 못하겠다”며 검찰청을 뛰쳐나왔다. 그러고는 오후 11시 반경 서울 근교 모처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났다. 이때에도 그는 검찰 수사에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권 과장은 다음 날 오전 1시 반까지 2시간여 동안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수사 초기인 5일 국정원 협조자 김모 씨(61·구속)가 자살을 기도한 데 이어 권 과장의 자살 기도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또 한번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말 사이 국정원에선 “애초에 문서 입수를 부탁한 건 검찰인데 검찰이 모든 책임을 국정원에만 돌리고 있으며, 차라리 특검을 도입해서 담당 검사까지 철저히 수사하는 게 낫다”는 말까지 터져 나와 기관 간 갈등 양상도 불거졌다.

권 과장은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류자강·34) 씨에 대해 국정원이 내사에 착수했을 때부터 깊숙이 관여해온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다음은 권 과장과의 일문일답.

○ “검찰이 특정 방향으로 조사 몰아가”

―왜 검찰 조사 도중에 나왔나.

“검찰이 특정 방향으로 조사를 몰아가고 있다. 검사의 눈엔 내가 공문서 위조범으로 보이는 모양인데 나는 27년간 대공활동을 하면서 국가를 위해 일해 왔다. 그런데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갖은 모욕을 다 당했다. 대공수사국 직원들은 처음 중국에 나가선 언제 잡혀갈지, 언제 감방에 갈지 무서워서 한동안 잠을 못 잔다. 외국 감방이라는 그 험한 데도 마다 않고 나가는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국가가 문서 위조범으로 몰아 감방에 넣을 수 있나. 김모 과장(대공수사국 파트장·4급·구속)도 ‘대한민국 감방에서 3년을 사는 것보다 중국 가서 교수형 당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부분이 모욕적이었나.

“위험과 두려움 때문에 대공수사국엔 자발적으로 오는 직원이 거의 없다. 그래서 국정원 내에서도 선후배 동료들 간에 가장 끈끈한 조직이다. 검찰 수사는 그 끈끈하던 대공수사 직원들을 이간질했다. A 검사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오십이 넘은 나에게 ‘지금 뭐하는 거냐’고 반말을 하는 등 모욕감을 줬다. 그렇게 말한 걸 조서에 그대로 남기라고 항의했더니 ‘∼요’자를 붙였다며 사과하더라. 존엄이 무너지는 게 싫고 후배들의 입을 무서워하게 된 것도 싫다.”

―이 사건 때문에 대공 업무에 차질이 생겼나.

“지금 북한을 들여다보는 ‘망루’가 다 무너졌다. 간첩 조작 사건 이후 중국의 협조자들이 아무도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다. 북한이나 중국으로선 대한민국 검찰을 통해 대한민국 국정원을 쳐내는 이이제이(以夷制夷·오랑캐로 오랑캐를 제압한다는 의미)다. 이제 북한에서 일어나는 ‘경보음’이 사라졌고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겠다. 또 사건 초기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주선양 총영사관을 방문했고 국회에서 이 영사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 후 민주당 의원들 여러 명이 (이 영사 실명에 대해) 나발을 불어댔다. 정말 노출되면 안 될 은닉 요원인데,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한 행위다. 이 부분은 꼭 써 달라. ‘꼭 써 달라’고 했다는 것까지 써 달라.”



○ 정보기관은 실체를 보는데 검찰은 法만 봐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의 본질은….

“사건의 실체는 김 과장이 협조자 김 씨에게 속은 것이다. 문건의 진위는 김 과장과 김 씨만 알겠지만 우리는 ‘진짜 문건’을 입수한다는 전제하에서 관련 활동을 했다. 정보기관은 실체를 보고 검찰은 법만 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협조자를 보호하기 위해 했던 은닉 활동들을 검찰은 법의 잣대만을 들이대며 조직적인 위조 활동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싼허(三合)변방검사참 문서 등 국정원이 구한 문서가 위조로 드러나고 있는데….

“(국정원이 구한) 문서 3건의 실체는 ‘믿음’이다. 김 과장에 대한 믿음, ‘그 사람이 구했으니 진짜일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모 처장(대공수사국 팀장·3급)에게 비친 김 과장은 항상 진짜를 구해오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김 과장과 협조자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데 윗선이라는 게 있을 수 있나. 그런데 지금 (검찰 수사에서) 윗선이라는 게 막 생기고 있다. 재판에 가면 100% 무죄가 날 것이다.”

―1심에서 무죄가 난 유우성 씨 관련 수사에 대해선….

“인권도 중요하지만 간첩은 잡아야 한다. 누군가는 우리가 성과에 급급해서 일을 이렇게 저질렀다고 한다. 우리는 그놈이 간첩이니까 잡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해 왔다. 간첩이 나라를 팔아먹고 기관은 쑥대밭을 만들어 버렸다. 20여 년 일한 사람들은 치욕을 겪고, 결국 남한이 북한에 진 것이다. 검사들은 정의의 눈으로 우리를 재단하는 것 같겠지만 결국 남한이 북한에 진 것이다.”

―사건 진행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점은….

“27년간 대공 활동을 해 왔지만 이제 나는 ‘용도 폐기’가 됐다. 이제 다 노출이 됐으니 더 활동을 못할 것이다. 용도 폐기됐고 스타일은 다 구겼고 갖은 모욕을 다 당했다.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 형사처벌 되면 나 같은 돈 없는 공무원들은 가족을 먹여 살릴 돈도 없다. 그나마 연금 하나 보고 살아왔는데….”

권 과장은 자신이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국정원에서 27년간 대공 업무만을 맡아온 인물이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김 과장, 이 영사 등보다 훨씬 축적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국정원 내에선 “권 과장 같은 사람이 진짜 대공수사 요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에 인맥이 두꺼운 권 과장은 오랫동안 ‘블랙요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지난달엔 주선양총영사관의 부총영사로 파견됐다.

최우열 dnsp@donga.com·최예나·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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